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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Dec, 2025
PT 슬라이드, 다섯 번째 수정본이 제일 좋은 이유
PT 슬라이드, 다섯 번째 수정본이 제일 좋은 이유 월요일 오후, 첫 번째 버전 클라이언트 PT가 목요일이다. 오늘이 월요일. 시간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첫 슬라이드를 연다. 표지부터 만든다. 프로젝트명, 회사 로고, 날짜. 깔끔하다. 두 번째 슬라이드. 브랜드 컨셉을 설명한다. 텍스트 여섯 줄. 이미지 두 개.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한 시간 만에 15장을 만들었다. 빠르다. 효율적이다. 저장한다. "브랜드제안_v1.pptx"화요일 아침, 두 번째 버전 출근해서 파일을 연다. 어제 만든 슬라이드. 뭔가 이상하다. 텍스트가 너무 많다. 이미지가 작다. 여백이 답답하다. 컨셉 슬라이드를 다시 만든다. 텍스트를 세 줄로 줄인다. 이미지를 키운다. 여백을 넓힌다. 레퍼런스 슬라이드도 수정한다. 4개 배치를 2개로 바꾼다. 크게 보여주는 게 낫다. 두 시간 걸렸다. "브랜드제안_v2.pptx" 리드 디자이너한테 보여준다. "괜찮은데, 흐름이 좀..." 알았다. 화요일 저녁, 세 번째 버전 흐름을 다시 본다. 컨셉 → 레퍼런스 → 방향성 → 시안 이 순서가 맞나? 레퍼런스가 먼저 와야 하나? 아니다. 컨셉 설명 전에 문제 정의가 필요하다. 클라이언트가 왜 우리를 찾았는지. 현재 브랜드의 문제점이 뭔지. 슬라이드 순서를 바꾼다. 문제 정의 → 시장 분석 → 컨셉 도출 → 레퍼런스 → 방향성 → 시안 논리적이다. 설득력 있다. 전체 슬라이드가 22장이 됐다. 길다. 하지만 필요한 내용이다. 저장한다. "브랜드제안_v3.pptx" 퇴근한다. 9시 반.수요일 오전, 네 번째 버전 집에서 파일을 다시 열었다. 잠자기 전에. 한 번만 보자고 생각했는데. 22장이 너무 길다. 클라이언트는 15분만 집중한다. 경험상 안다. 슬라이드를 줄인다. 합칠 수 있는 건 합친다. 시장 분석 3장을 1장으로. 레퍼런스 4장을 2장으로. 결론은 16장. 적당하다. 그런데 컬러가 마음에 안 든다. 포인트 컬러를 바꾼다. 파란색에서 주황색으로. 브랜드 컨셉이랑 더 맞다. 새벽 2시. "브랜드제안_v4.pptx" 잔다. 출근해서 리드한테 다시 보여준다. "오, 이제 좀 되는데?" 좀? "근데 타이포가 좀 약한 것 같은데." 알았다.수요일 밤, 다섯 번째 버전 타이포를 본다. 본문은 Noto Sans. 무난하다. 너무 무난하다. 제목 폰트를 바꾼다. Pretendard에서 Spoqa Han Sans로. 좀 더 단단하다. 영문 폰트도 바꾼다. Helvetica에서 Futura로. 브랜드 톤이랑 맞다. 자간을 조정한다. -20에서 -10으로. 가독성이 좋아졌다. 슬라이드를 하나씩 다시 본다. 텍스트 정렬을 맞춘다. 이미지 사이즈를 통일한다. 여백을 일정하게. 그리드가 보인다. 리듬이 생긴다. 흐름이 매끄럽다. 이제 됐다. 완성이다. 저장한다. "브랜드제안_v5_final.pptx" 시간을 본다. 밤 11시. 왜 다섯 번째인가 첫 번째는 아이디어다. 머릿속에 있는 걸 일단 꺼낸다. 정리 안 된 생각들. 두 번째는 정리다. 불필요한 걸 지운다. 핵심만 남긴다. 세 번째는 구조다. 순서를 찾는다. 논리를 만든다. 네 번째는 밸런스다. 양을 조절한다. 컬러를 맞춘다. 다섯 번째는 완성도다. 디테일을 잡는다. 리듬을 만든다. PT 슬라이드는 디자인이다. 로고 작업이랑 똑같다. 한 번에 나오는 게 없다. 1차 시안도 5번은 수정한다. PT 슬라이드도 마찬가지다. 목요일 오후, PT 현장 회의실에 들어간다. 클라이언트 세 명. 우리 팀 둘. 빔을 켠다. 슬라이드가 뜬다. 표지부터 다르다. 타이포가 단단하다. 컬러가 명확하다. 두 번째 슬라이드. 문제 정의. 클라이언트가 고개를 끄덕인다. 세 번째, 네 번째. 시장 분석, 컨셉 도출. 흐름이 자연스럽다. 여덟 번째 슬라이드쯤. 질문이 나온다. "이 레퍼런스는 어떤 의도인가요?" 준비했다. 다음 슬라이드에 설명이 있다. 클릭한다. "아, 이해했습니다." PT는 25분 걸렸다. 계획보다 10분 길다. 하지만 집중했다. 마지막 슬라이드. 감사 인사. 박수는 없다. 원래 없다. "검토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나간다. 금요일 오전, 결과 메일이 왔다. "제안 방향으로 진행하고 싶습니다." 됐다. 리드한테 말한다. "PT 붙었대." "그래? 슬라이드 잘 만들었나보네." "응." 사실 중요한 건 슬라이드가 아니다. 컨셉이다. 전략이다. 하지만 슬라이드가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보여주느냐. v1으로 PT 했으면? 아마 안 됐을 거다. 산만했으니까. v3으로 했으면? 너무 길어서 집중력이 떨어졌을 거다. v4는? 타이포가 약해서. 완성도가 낮아 보였을 거다. v5가 맞다. 내용, 구조, 밸런스, 디테일. 다 갖췄다. 다섯 번이 적당한 이유 세 번은 부족하다. 구조까지만 잡힌다. 디테일이 없다. 일곱 번은 과하다. 완벽주의가 된다. 시간만 쓴다. 다섯 번이 딱이다. 경험상 안다. 로고 시안도 그렇다. 초안 → 수정1 → 수정2 → 수정3 → 완성. 대부분 이 사이클이다. 포트폴리오 사이트도. 레이아웃 잡고. 컨텐츠 넣고. 타이포 조정하고. 컬러 맞추고. 디테일 잡으면 끝. 다섯 번. 처음엔 빠르게. 중간엔 논리적으로. 마지막엔 섬세하게. 수정의 본질 수정은 실패가 아니다. 과정이다. v1이 나쁜 게 아니다. v5로 가는 첫 단계다. 클라이언트도 마찬가지다. "이게 5차 수정인데요."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 "최적의 안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이렇게 말한다. 사실은 똑같은 말이다. 하지만 느낌이 다르다. 수정은 개선이다. 더 좋은 걸 만드는 과정. 디자인은 한 번에 나오지 않는다. 브랜딩도. PT 슬라이드도. 레이어를 쌓는다. 아이디어 → 정리 → 구조 → 밸런스 → 디테일. 각 단계가 필요하다. 건너뛸 수 없다. v1에서 v5로 바로 가려고 하면. 놓치는 게 생긴다. 구조가 약하거나. 밸런스가 안 맞거나. 차근차근. 한 단계씩. 그게 다섯 번인 이유다. 월요일 아침, 새 프로젝트 또 PT가 잡혔다. 다음 주 수요일. 슬라이드를 만든다. 첫 번째 버전. 빠르게 만든다. 일단 내용을 채운다. 저장한다. "신규제안_v1.pptx" 내일 다시 본다. v2를 만든다. 수요일쯤 v5가 나올 거다. 알고 있다. 그게 프로세스니까.다섯 번째가 항상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다. 그게 적당한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