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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
- 05 Jan, 2026
클라이언트 미팅 외근이 많은 이유
클라이언트 미팅 외근이 많은 이유 오전 10시, 사무실에 30분 출근했다. 책상에 앉았다. 메일 확인했다. "오늘 오전 11시 미팅 잊지 마세요." 30분 만에 나간다. 노트북 챙기고, 무드보드 출력물 챙기고, 명함 챙기고. 사무실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 있는 시간이 더 길다. 이게 에이전시 디자이너의 현실이다. 동료가 웃으면서 말했다. "너 책상에 먼지 쌓이겠다." 틀린 말이 아니다.11시, 강남 클라이언트 사무실 지하철 2호선 탔다. 30분 걸린다. 클라이언트는 IT 스타트업이다.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 3개월째다. 회의실 들어가니 5명이 앉아있다. 대표, 마케팅 팀장, 개발자 2명, 인턴.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노트북 켰다. 프로젝트 파일 열었다. 왜 사무실에서 화상 미팅 안 하냐고? 해봤다. 안 된다. 화면으로 보면 디테일이 안 보인다. 색감이 다르게 보인다. 반응이 즉각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눈을 못 마주친다. 브랜딩은 설득이다. 설득은 대면이다. 클라이언트 표정 봐야 한다. "음..." 하는 그 미묘한 반응, 고개 살짝 갸우뚱하는 거, 팀장이 대표 눈치 보는 거. 그걸 읽어야 다음 슬라이드로 넘어갈지, 아니면 더 설명할지 판단한다. "컨셉은 이렇습니다." 무드보드 펼쳤다. A3 사이즈 3장. 사진, 텍스처, 컬러 칩, 레퍼런스 이미지. 손으로 짚어가며 설명했다. "이 톤앤매너가 타겟 고객층과 맞아떨어집니다." 대표가 고개 끄덕였다. 좋다. 마케팅 팀장이 물었다. "근데 이거 경쟁사랑 차별화가 될까요?" 예상한 질문이다. "그래서 이 요소를 추가했습니다." 두 번째 보드 펼쳤다. 1시간 반 미팅했다. 피드백 5가지 받았다. 다음 주까지 수정본이다.1시, 점심은 혼자 미팅 끝나고 나왔다. 배고프다. 근처 김밥천국 들어갔다. 김치찌개 7000원. 혼자 먹는다. 노트북 켜서 피드백 정리한다. "로고 컬러 좀 더 밝게", "서브 컬러 추가 검토", "폰트 2개 더 제안". 메모하면서 먹는다. 밥알이 키보드에 떨어졌다. 털어냈다. 에이전시 디자이너는 점심시간도 애매하다. 사무실 있으면 팀원들이랑 같이 먹는다. 밖에 있으면 혼자다. 미팅 시간에 맞춰 움직이니까. 11시 미팅 끝나면 1시, 2시 미팅 있으면 12시에 먹어야 한다. 오늘은 3시에 두 번째 미팅이다. 홍대다. 1시간 반 남았다. 카페 가야겠다. 2시, 카페에서 급 수정 스타벅스 들어갔다. 아메리카노 주문했다. 구석 자리 앉았다. 콘센트 있는 곳. 노트북 켰다. 일러스트 열었다. 아까 받은 피드백 중에 급한 거 하나 있다. 오후 미팅 전에 보여줘야 한다. 로고 컬러 변형 3가지. 30분 안에 만든다. 카페에서 작업하는 게 익숙하다. 사무실보다 집중 잘 될 때 있다. 주변 소음이 오히려 좋다. 너무 조용하면 딴 생각 난다. 옆 테이블에서 누가 통화한다. "네, 알겠습니다. 확인하겠습니다." 나도 저럴 거다. 1시간 뒤에. 작업 끝냈다. 저장하고, 클라우드 올렸다. 클라이언트가 폰으로도 볼 수 있게. 시간 확인했다. 2시 50분. 홍대까지 10분. 간다.3시, 홍대 공유오피스 두 번째 미팅이다. 클라이언트는 패션 브랜드. 신규 론칭 준비 중. 대표가 젊다. 31살. 나보다 어리다. 공유오피스 회의실 예약했다고 했다.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박브랜드입니다." 악수했다. 명함 받았다. 이번 미팅은 첫 미팅이다. 킥오프. 프로젝트 방향 잡는 자리다. 브랜드 네이밍부터 BI, 패키지까지 전체 작업이다. "먼저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뭔지 여쭤봐도 될까요?" 질문하고 메모한다. 노트북 타이핑하면서 눈 마주친다. 대표가 말한다. 브랜드 스토리, 타겟 고객, 왜 이 사업을 시작했는지. 30분 들었다. 중간중간 질문했다. "경쟁 브랜드는 어디로 보세요?" "가격대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떤 감성을 전달하고 싶으세요?" 질문이 많다. 초반 미팅은 이렇다. 듣는 게 일이다. 클라이언트가 하고 싶은 말 다 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컨셉이 나온다. 1시간 반 미팅 끝났다. 다음 주에 컨셉 PT 하기로 했다. "수고하셨습니다." 나왔다. 4시 반이다. 사무실 갈까, 말까. 고민했다. 가도 1시간 있다가 퇴근이다. 그냥 집 간다. 왜 이렇게 밖에서 일할까 에이전시 일의 50%는 사무실 밖에서 일어난다. 과장 아니다. 실제로 그렇다. 이유가 있다. 첫째, 클라이언트가 원한다. "사무실로 와주세요." 이게 기본이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돈 내는 쪽이 갑이다. 우리가 찾아가야 한다. 그게 서비스다. 둘째, 프로젝트마다 클라이언트가 다르다. 한 달에 34개 프로젝트 돌아간다. 클라이언트가 34곳이다. 강남, 홍대, 여의도, 판교. 다 다르다. 매번 사무실로 오라고 할 수 없다. 우리가 움직인다. 셋째, 미팅 장소가 전략이다. 클라이언트 사무실 가면, 그쪽 분위기 파악된다. 직원들 표정, 사무실 인테리어, 회의 문화. 이게 다 브랜딩 힌트다. "아, 이 회사는 수평적이네." "여기는 보수적이구나." 그걸 보고 컨셉 조정한다. 넷째, 이동 시간이 생각 시간이다. 지하철 타고 가면서 생각한다. "아까 저 반응은 뭐였지?" "이 부분 더 강조해야겠다." 걸으면서, 타면서, 기다리면서. 계속 생각한다. 사무실에만 있으면 이런 시간 없다. 바로 다음 작업 들어간다. 다섯째, 신뢰는 얼굴로 쌓인다. 화상 미팅 10번보다, 대면 미팅 1번이 낫다. 눈 마주치고, 악수하고, 같이 커피 마시는 거. 이게 신뢰다. 클라이언트가 나를 기억한다. "그때 그 디자이너, 괜찮더라." 다음 프로젝트 때 또 찾는다. 외근의 단점 좋은 것만은 아니다. 체력 소모가 크다. 하루 3군데 돌면 녹초다. 아침 9시 출근, 10시 첫 미팅, 1시 두 번째, 4시 세 번째. 저녁 7시 되면 기진맥진이다. 이동하면서 카페인 3잔 마신다. 몸이 안 좋다. 작업 시간이 줄어든다. 미팅만 하고 오면 실제 작업은 언제 하나. 저녁에 한다. 야근이다. 아니면 주말에 한다. 미팅 준비하고, 미팅하고, 피드백 정리하고. 작업은 그다음이다. 집중이 안 된다. 사무실에 앉아있는 시간이 짧다. 큰 작업은 못 한다. 2~3시간 집중이 필요한 건 집에서 한다. 디테일 작업, 타이포 조정, 목업 작업. 이런 건 밤에. 비용이 든다. 교통비, 커피값, 점심값. 회사에서 지원해주긴 한다. 그래도 내 돈 들어갈 때 있다. 카페에서 자리 차지하려면 커피 사야 한다. 하루 2~3잔. 한 달이면 10만원 넘는다. 경계가 흐려진다. 사무실과 밖의 경계가 없다. 카페도 일터, 지하철도 일터, 클라이언트 사무실도 일터. 퇴근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집 가는 길도 일 생각한다. 쉬는 게 없다. 외근 많은 디자이너의 생존법 적응했다. 9년 하니 노하우 생긴다. 첫째, 가방이 중요하다. 노트북, 충전기, 마우스, 무드보드 출력물, 명함, 수첩. 다 들어가는 가방. 백팩 쓴다. 양손 자유로워야 한다. 무거워도 어쩔 수 없다. 이게 내 사무실이다. 둘째, 클라우드 동기화. 모든 파일 클라우드에 올린다. 집에서도, 카페에서도, 클라이언트 사무실에서도 열린다. "아, 파일 사무실에 두고 왔네." 이거 없다. 드롭박스, 구글 드라이브, 어도비 클라우드. 다 쓴다. 셋째, 미팅 전후 30분 확보. 미팅 30분 전에 도착한다. 커피 마시면서 자료 정리한다. 미팅 끝나고 30분은 피드백 정리한다. 바로 다음 미팅 가면 머릿속 뒤죽박죽이다. 넷째, 이동 시간 활용. 지하철에서 폰으로 레퍼런스 찾는다. 핀터레스트, 비핸스 스크롤한다. "이거 괜찮네." 싶으면 저장한다. 이동 시간이 영감 시간이다. 다섯째, 단골 카페 만든다. 각 지역마다 단골 카페 있다. 강남, 홍대, 여의도. 각각 2~3곳씩. 콘센트 위치 안다. 조용한 자리 안다. 와이파이 빠른 곳 안다. 낯선 카페 가면 시간 버린다. 자리 찾고, 와이파이 연결하고. 여섯째, 점심 시간 유연하게. 12시에 안 먹어도 된다. 2시에 먹어도 된다. 미팅 스케줄에 맞춘다. 배고프면 편의점 삼각김밥. 이것도 익숙하다. 일곱째, 체력 관리. 주말에 쉰다. 확실히 쉰다. 평일에 밖에서 뛰어다니면 주말은 집에 있는다. PT 주 2회 다닌다. 체력 없으면 못 버틴다. 외근이 주는 것 힘들다. 그래도 나쁘지 않다. 도시를 안다. 서울 구석구석 다닌다. 지하철 노선 외운다. "강남에서 홍대까지 40분", "여의도에서 성수까지 30분". 머릿속에 지도 있다. 동네마다 분위기 다르다. 그게 재밌다. 사람을 만난다. 사무실에만 있으면 동료만 본다. 밖에 나가면 클라이언트, 다른 업계 사람들 만난다. 스타트업 대표, 마케터, 개발자, 다른 디자이너. 네트워크 넓어진다. 인맥이 자산이다. 트렌드를 느낀다. 클라이언트 사무실 가면 느낀다. "요즘 이런 거 유행이네." "이 회사는 이렇게 일하네." 몸으로 배운다. 사무실에 앉아서 모니터만 보면 모른다. 유연해진다. 어디서든 일한다. 카페, 공유오피스, 지하철, 클라이언트 사무실. 장소 안 가린다. 노트북만 있으면 된다. 이게 경쟁력이다. 재택도 자유롭다. 어디서든 같은 퀄리티 낸다. 컨셉이 풍부해진다. 밖에서 보는 게 많다. 간판, 포스터, 사람들 옷, 카페 인테리어. 전부 레퍼런스다. "아, 이거 다음 프로젝트에 쓸 수 있겠다." 영감은 밖에 있다. 사무실 책상에 없다.에이전시 디자이너의 가방은 무겁다. 그 안에 사무실이 다 들어있으니까.